알래스카 LNG, 한국에 손 내밀다: 한미일 에너지 동맹의 역사와 새로운 판도

2025. 5. 27. 14:58경제 : 지속가능한 수익화

 

2025 6,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LNG(액화천연가스) 개발 고위급 회의에 한국이 공식 초청되었다. 이 회의는 단순한 에너지 사업 논의를 넘어, 한미일 3국 경제안보 동맹,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그리고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지경학적 질서까지 맞물린 초대형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알래스카 LNG 사업을 '에너지 지배' 전략의 핵심 카드로 내세우며,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 대규모 투자와 구매 참여를 압박하면서, 한미일 정상회담의 향방과 한국 정부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역사와 의미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1970년대부터 논의가 시작된 북극권 천연가스 개발의 오랜 숙원 사업이다. 알래스카 북부 프루도베이(Prudhoe Bay)와 포인트톰슨(Point Thomson) 등지에 매장된 막대한 천연가스를 남부 항만까지 약 1,300km에 이르는 초대형 파이프라인으로 운송, 액화처리 후 아시아로 수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2010
년대 초, 엑손모빌, BP, 코노코필립스 등 글로벌 에너지 메이저와 알래스카 주정부가 공동 추진에 나섰지만, 북극권 특유의 혹독한 기후와 높은 건설비, 수익성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수차례 중단과 재검토를 거쳤다.
특히 2015년 이후 셰일가스 혁명과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 ·중 무역 갈등 등 복합적 변수로 사업은 장기간 표류했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 미국이 에너지 안보와 수출 확대, 무역적자 해소를 국가전략으로 삼으면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초, 알래스카 LNG 개발을 국가 핵심 프로젝트로 지정하고,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을 공식 초청해 투자와 장기 구매를 제안했다.
특히 2025 6월 개최되는 알래스카 고위급 회의는, 단순한 에너지 사업 설명회를 넘어, 미국이 동맹국과의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러시아·중동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적 포석이 깔려 있다.

 

한미일 정상회담과 에너지 안보, 그리고 한국의 딜레마

최근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에너지 안보와 경제안보, 그리고 공급망 재편이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미국은 알래스카 LNG 사업을 통해 동맹국의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는 동시에, 자국산 LNG의 아시아 시장 진출을 확대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대만이 2025 4, 미국 알래스카 가스라인 개발공사(AGDC)와 연간 600만톤 규모의 LNG 구매 의향서(LOI)를 체결하면서, 한국과 일본에 대한 압박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한국 입장에서는 에너지 도입선 다변화와 미국발 통상 압력 완화, 그리고 국내 철강·조선 등 연관 산업 활성화라는 실익이 있다. 실제로 알래스카 LNG 회의 한국 초청 소식에 국내 강관·철강주가 급등하는 등 산업계 기대감도 높다.
한국가스공사와 AGDC 간 첫 실무 화상회의가 2025 4월 개최되었고, 실사단 파견 및 사업성 검토가 본격화되면서, 한국의 참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사업의 경제성·안정성, 북극권 특유의 높은 리스크, 그리고 미국의 일방적 요구에 대한 외교적 셈법 등 복합적 고민이 뒤따른다.
한국 정부는 에너지 안보와 경제적 실익, 그리고 한미일 3국의 전략적 협력이라는 큰 틀에서 신중한 접근을 이어가고 있다.

 

알래스카 LNG 개발 연혁과 주요 이슈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2010년대 초 글로벌 에너지 메이저와 알래스카 주정부의 협력으로 본격화되었으나, 2015년 이후 사업성 부족과 투자비 부담,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 등으로 수차례 중단과 재검토를 거쳤다.
2023
년 미국은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등 다자 협력체를 통해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협력을 강조하며, 알래스카 LNG를 다시 전면에 내세웠다.
2025
3, 트럼프 행정부는 알래스카 LNG 재추진 행정명령에 서명,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을 공식 초청했다. 4월에는 대만이 AGDC LOI를 체결했고, 한국 역시 실무 협의와 실사단 파견을 준비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약 440~450억 달러(63조 원)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사업으로, 북극권의 혹독한 환경과 높은 건설·운영 리스크, 장기 수요 예측이 관건이다.
하지만, 러시아·중동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과의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크다. 미국 역시 무역적자 해소와 동맹국과의 경제안보 동맹 강화를 위해 이 사업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산업계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국내 철강, 조선, 에너지 인프라 기업에 대규모 수주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관련주(넥스틸, SK오션플랜트, 동양철관 등) 주가가 급등했고, 알래스카 주지사의 방한과 고위급 면담 등 산업계와 정부 간 교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은 사업성 검토와 실사단 파견을 통해 참여 여부를 신중히 저울질하고 있다.

 

향후 전망과 과제

2025 6월 알래스카 고위급 회의에서 한국이 LOI에 서명할지 여부는, 차기 정부의 에너지·통상 전략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미국의 압박, 국내 경제성·안정성 평가, 한미일 외교 셈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한국의 선택이 동북아 에너지 판도와 한미일 경제안보 동맹의 향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한미일 경제안보 협력의 상징이자, 동북아 에너지 지형을 바꿀 메가 프로젝트로 자리잡을지, 아니면 또 한 번 좌초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