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6. 6. 11:00ㆍ기업분석 : 신언서판의 기업판별법
유라클, AI 대전환의 그늘…실적 급락·적자전환 ‘경고등’ 켜졌다
회사 개요
유라클은 2001년 설립된 국내 대표 B2B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기업용 모바일 플랫폼 ‘모피어스’와 통합 메시징 서비스(UMS) 등으로 오랜 기간 시장을 선도해왔다. 현대자동차, LG, SK 등 대기업을 포함해 1,000건이 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모바일 솔루션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최근 유라클은 모바일 플랫폼 사업의 성장 한계를 인식하고, AI와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2024년에는 고려대학교와 협력해 한국어 특화 LLM(거대언어모델) 기술을 확보하고, 자체 AI 플랫폼 ‘아테나’를 출시하며 산업별 특화 AI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조직문화 혁신과 글로벌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도약, 그리고 2030년까지 매출 5,000억원 달성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내세우며, 국내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론
유라클은 최근 AI·클라우드 중심의 신사업 전환을 선언하며 국내 IT 업계와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LG AI연구원과의 전략적 협업, 고려대학교와의 LLM 공동 개발, 자체 AI 플랫폼 ‘아테나’ 출시에 이르기까지, 유라클은 모바일 플랫폼 1위 기업이라는 기존 정체성을 넘어 ‘AI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시도 중이다. 2025년 들어 유라클의 주가는 AI·클라우드 테마와 맞물려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신사업의 성장 가능성뿐 아니라 실적 및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본 기사에서는 유라클의 최근 3년간 일반회계기준 재무현황과 2025년 1분기 실적을 면밀히 분석하고, 최신 이슈와 기업의 구조적 한계를 비판적으로 짚어본다. 화려한 성장 스토리 이면에 도사린 리스크와 과제를 객관적으로 조명한다.
본론 1. 실적 급락과 적자전환의 현실
유라클의 최근 3년간 일반회계기준 재무제표를 보면, 매출은 완만하게 증가했으나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단위: 억원, 전자공시시스템)
구분 | 2022년 | 2023년 | 2024년 |
매출액 | 355 | 371 | 380 |
영업이익 | 21 | 34 | 22 |
당기순이익 | 22 | 46 | 22 |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유라클의 매출액은 355억원에서 38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23년 34억원에서 2024년 22억원으로 35% 가까이 감소했고, 당기순이익 역시 2023년 46억원에서 2024년 22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2023년 일시적으로 순이익이 크게 늘었으나, 2024년 다시 2022년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는 AI·클라우드 신사업 투자로 인한 비용 증가와 기존 사업의 성장 정체가 맞물린 결과다.
(단위: 억원, 전자공시시스템)
구분 | 2024년 1Q | 2025년 1Q |
매출액 | 85.9 | 96.3 |
영업이익 | 1 | -8 |
당기순이익 | 1 | -8 |
2025년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2024년 1분기 1억원 흑자에서 단숨에 적자전환한 것이다. 이는 AI·클라우드 신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와 비용 부담이 단기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이처럼 유라클의 일반회계기준 재무구조는 매출 성장의 둔화, 이익 급감, 그리고 단기 적자전환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 투자 확대가 실질적인 매출 성장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비용 부담만 커진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본론 2. AI·클라우드 전환과 LG AI연구원 협업의 명암
유라클의 최근 최대 이슈는 단연 AI·클라우드 신사업 전환과 LG AI연구원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이다. 2025년 3월, 유라클은 자체 AI 플랫폼 ‘아테나’에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을 결합해 의료 데이터 분석 등 신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은 시장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발표 직후 유라클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6월 초에는 ‘엑사원 패스’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되며, 유라클이 해당 기술의 플랫폼 파트너로 부각되자 주가가 다시 급등했다.
유라클은 2024년 말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 AI·클라우드 기술 내재화에 집중하는 신임 임원 인사를 실시하며 신사업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신임 연구소장(이용재 상무) 등 AI·빅데이터 전문 인력을 영입해, AI 플랫폼 ‘아테나’를 중심으로 산업별 특화 AI 솔루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글로벌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인 AWS와의 협력을 통해 자사 제품을 AWS 마켓플레이스에 올리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러한 신사업 전환은 유라클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 신사업의 매출 기여 지연 등으로 실적 악화라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특히, AI·클라우드 시장에서 네이버, 카카오, 삼성 등 대기업과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유라클이 차별화된 기술력과 시장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본론 3. 성장 스토리의 그림자와 구조적 한계
유라클의 AI·클라우드 신사업 전환은 분명 미래 성장의 기회이지만, 그 이면에는 여러 구조적 한계와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 첫째, AI·클라우드 신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재무 건전성 훼손 우려가 크다. 2025년 1분기 실적에서 드러났듯이, 매출이 소폭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 전환했다는 점은 투자 확대가 단기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는 유라클이 신사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간 균형을 잡지 못할 경우,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하락과 시장 신뢰 상실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AI·클라우드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와 차별화 한계도 무시할 수 없다. 유라클은 LG AI연구원, 고려대학교 등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네이버, 카카오, 삼성 등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확실한 차별화를 이루기에는 역량과 자원에서 한계가 있다. AI 플랫폼 ‘아테나’와 같은 자체 솔루션이 실제로 시장에서 의미 있는 매출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최근 유라클의 주가는 AI·클라우드 테마와 정책 이슈(정치적 발언, 지역화폐 등)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실적 기반의 안정적 성장 스토리가 약하고, 정책 변화나 대외 환경 변화에 따라 주가가 쉽게 흔들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단기적으로는 AI·클라우드 테마주로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지만, 실질적 매출과 수익성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주가 변동성과 투자 리스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2025년 첫 현금배당(주당 100원, 배당성향 19.27%)은 주주가치 제고라는 긍정적 신호이나, 실질적 이익 감소와 적자전환 상황에서 배당의 지속 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는 단기적 주주 환원 정책이 장기적 기업가치와 반드시 연결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론
유라클은 모바일 플랫폼 1위 기업에서 AI·클라우드 신사업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하며, 국내 IT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LG AI연구원, 고려대학교 등과의 협업, 자체 AI 플랫폼 ‘아테나’ 출시 등 굵직한 이슈가 잇따르면서 미래 성장 스토리가 부각되고 있지만, 최근 3년간의 일반회계기준 재무지표와 2025년 1분기 실적은 성장 둔화와 수익성 악화, 그리고 적자전환이라는 경고등을 켜고 있다. AI·클라우드 신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고 있으며, 경쟁 심화와 차별화 한계, 주가 변동성 확대 등 구조적 리스크도 상존한다.
향후 유라클이 실질적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지 못한다면, 현재의 성장 기대감은 단기적 테마주로 전락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단순한 미래 비전이 아닌, 재무 건전성과 실적 기반의 성장 여부를 냉정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유라클의 미래는 기술력과 협업 시너지의 실질적 성과, 그리고 재무구조 개선에 달려 있다. 성장 스토리의 그림자와 구조적 한계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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