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실적 회복 이면의 구조적 과제와 사회적 신뢰

2025. 5. 10. 10:09기업분석 : 신언서판의 기업판별법

 

 

한국가스공사(코가스)는 국내 천연가스 수급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대표 공기업이다. 2024, 전사적 경영 효율화와 해외사업 성과에 힘입어 1 1,49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2023년 적자 기조를 극복한 결과로, 요금 부담 완화, 해외사업 수익 개선, 비용 절감 등 다각도의 노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덕분이다. 하지만, 실적 회복의 이면에는 여전히 구조적 재무 부담과 사회적 신뢰 훼손이라는 중대한 과제가 상존한다.

 

실적 반등과 재무 구조의 명암

가스공사는 국제 LNG 가격 하락과 원가 절감, 해외사업 회수금 증가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8.5% 증가하는 등 실적 측면에서는 긍정적 신호를 보이고 있다24. 특히 모잠비크·호주 등 해외법인의 흑자 전환, 우즈베키스탄·이라크 사업 투자비 회수 등은 재무 건전성 제고에 기여했다.

그러나 민수용 요금이 국제 시세에 미치지 못해 미수금이 14조 원까지 누적되고, 부채비율도 400%를 상회하는 등 재무 구조의 불안정성은 여전하다. 단기 차입금 비중은 감소했으나, 전체 차입금은 39조 원대에 머물러 있다.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부채 부담은 공사의 지속가능성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사회적 신뢰 훼손과 내부 통제의 한계

최근 한국가스공사는 배임·횡령 등 내부 비리 사건으로 사회적 신뢰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2024 1, 전 임원이 공금 유용으로 실형을 선고받는 등 국민 세금이 허투루 사용된 사실이 드러나며,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와 내부 통제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3. 내부 고발 묵살, 전문성 결여 등 경영진의 책임 회피와 낙하산 인사 논란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공기업으로서의 공공성, 투명성, 책임경영이 구호에 그친다는 비판이 거세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이 국민을 외면하고, 내부 감시와 외부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실적 개선도 일시적 성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미래 성장 전략과 ESG 경영 실효성

한국가스공사는 수소 유통 전담기관으로 지정되어, 2030년까지 수소 생산·공급 인프라 구축,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기술 도입, 2040년 해외 그린수소 도입 등 미래 에너지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5.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표방하고 있으나, 최근의 비리 사건과 경영진 전문성 논란으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트럼프 무역·관세정책, 알래스카 LNG 딜레마

2025년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과 함께 미국의 에너지 수출·관세정책이 한국가스공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불균형 해소를 명분으로 한국에 미국산 LNG, 특히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와 대량 구매를 압박하고 있다.

 

알래스카 LNG는 수송 거리 단축, 수입선 다변화 등 긍정적 효과가 있으나, 혹한 환경, 장거리 파이프라인 건설 등으로 사업성에 불확실성이 크다. 미국은 알래스카 LNG 수입 확대를 관세 인하와 연계하려 하고, 실제 한미 간 관세 협상 테이블의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전문가들은 카타르 등 중동산 LNG 일부를 미국산으로 대체할 경우, 상호 관세율을 1~20%p까지 낮출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최근 미국산 LNG 가격 급등, 운송비 부담, 사업성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실질적 이익이 크지 않다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한국가스공사 입장에서는 에너지 안보와 무역협상 카드 사이에서 전략적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결론 : 신뢰 회복과 구조 개혁이 관건

한국가스공사는 실적 회복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그러나, 국민 신뢰를 저버린 내부 비리와 구조적 재무 부담, 경영 투명성 부족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공기업으로서의 존재 이유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내부 고발자 보호 강화, 외부 감시 체계 도입, 전문성 기반의 경영진 구성 등 근본적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

공기업의 존재 이유는 국민을 위한 공공성 실현에 있다. 한국가스공사가 진정한 국민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일시적 실적 개선에 안주하지 않고, 신뢰 회복과 투명한 경영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